기 자 회 견 문
충격적인 동구지역 산재은폐 실태조사 결과,
더 이상 산재은폐문제 좌시하지 않겠다!
금속노조 소속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는 2013년 3월 12일부터 22일까지 2주간 동구지역을 대상으로 산재은폐 실태조사 사업을 진행하였다. 조사방식은 동구소재 정형외과를 방문하여 조사하는 방식, 연고자 중심의 사례를 발굴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특히 정형외과 방문조사는 5명의 인원으로 4일에 걸쳐 정형외과 10곳을 방문하여 조사하였다. 조사결과 106건의 산재은폐사례를 접수하게 되었다. 접수된 사례의 대상은 주로 현대중공업 정규직과 비정규직노동자, 현대미포조선 노동자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금까지 우려했던 몇 가지 문제점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첫째, 산재은폐의 심각성이 실제로 확인되었다.
산재은폐 조사팀이 동구지역 정형외과 10곳을 대상으로 4일 동안 106건 산재은폐사례를 접수하였다. 조사대상과 기간이 극히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조사결과는 매우 높은 수치로 나타나 놀라움을 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산재은폐 근절을 위해 지난해부터 현장제보를 받아 산재은폐를 진정해왔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며 산재은폐가 만연한 상태에서 노동자 건강권이 위협받는 현실을 생생히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 회사가 적극적으로 산재은폐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회사에서 다치면 주로 회사지정병원으로 보내지는데, 이 과정에서 회사관리자가 사고로 다친 것이 분명함에도 재해자에게 집에서 다친 것으로 진술할 것을 강요해 초진 자료에 다친 경위가 거짓으로 기록되고 있다. 초진 자료에 사고경위를 바로 넣으려면 회사관리자의 눈치를 봐야하고 담당 의사와 언쟁을 해야 할 정도이다. 회사지정병원에 관리자가 동행하여 거짓진술을 강요하는 현실을 과감하게 거부할 수 있는 노동자는 많지 않다. 회사는 다친 노동자에 대한 치료와 보상에 협조하고 사고원인을 파악하여 현장을 개선하는 일에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지 산재은폐를 적극 조장하는 일체행위를 중지해야 할 것이다.
셋째, 회사 지정병원도 산재은폐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회사관리자가 동행하고 작업복과 안전화를 착용하고 다쳐 들어오는 환자에 대해서도 산재로 분류하지 않으며, 재해자가 작업 중 다쳤다고 진술해도 초진자료에 기록하지 않는 등 회사의 산재은폐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이러한 병원의 행위는 각 보험의 형태에 맞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산재은폐 조력자로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건강보험과 산재보험 등 공공보험운영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의료기관이 산재은폐에 협조하는 행위는 철저히 조사하여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넷째, 산재를 당한 노동자들이 산재보험법으로 보장된 산재신청을 하지 못하고 회사의 눈치를 보고 있다. 특히 젊은 노동자들이 산재기피사유가 정규직 면접과정에서 불이익을 볼까 염려해서 산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부분 산재사고는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의 미비로 발생하는데 산재보상도 못 받게 하고 고용과정에도 산재여부를 반영하여 불이익을 주는 것은 산재발생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매우 부당한 행위임으로 즉시 중단해야 한다. 일하다 다치거나 병이 생겨 4일 이상 요양을 요하는 경우라면 산재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다섯째, 고질적인 산재은폐가 건강보험 재정적자의 원인이 되어 국민들이 건강보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동구지역 회사와 지정병원간 밀착을 통한 산재은폐는 결국 건강보험 재정적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례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노동자가 산재를 당하고도 건강보험으로 진료 받은 총 9만 3000건에 대해 180억원을 환수조치 했다고 밝혔다. 환수조치 된 건수를 년간으로 계산하면 매년 산재통계의 30%수준에 이른다. 미적발건수를 감안하면 산재은폐수준은 더 심각해진다. 사업주가 부담해야할 산재비용이 국민들이 낸 보험료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와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는 이번 산재은폐실태조사결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우리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동구지역에 만연한 산재은폐문제를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나갈 것이며, 실태조사과정에서 확보된 산재은폐에 대해 집단진정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고질절인 산재은폐문제와 건강보험 재정적자의 관계를 폭로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감시시스템 마련을 적극 제기할 것이다. 또한 산재은폐문제는 현장 노동자의 건강권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산재은폐 근절투쟁을 현장노동자와 공유하고 산재은폐 제보확대와 산재은폐근절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2013년 4월 30일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
(민주노총울산본부,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울산이주민센터, 현대자동차 산재노동자동지회, 울산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