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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울산신항 북방파제 선박전복사고 관련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의 입장

  • 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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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언제까지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무리한 작업을 강행할 것인가?
진상을 분명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라!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을 보장하고 기업살인법을 제정하라!

2012년 12월 14일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울산신항 북방파제 3공구 축조공사현장에서 항만 기초 타설공사를 하던 바지선 크레인 붕괴로 배가 전복되어 노동자 7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실종자 5명의 행방은 묘연하며 날벼락 같은 소식에 가족들은 깊은 슬픔에 잠겨있다.

중대재해 발생 후 울산해양경찰서의 연이은 조사결과를 접하면 접할수록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무시하는 뿌리 깊은 안전불감증과 무책임함에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이 번 사고가 발생한 울산신항 북방파제 3공구 축조공사는 국토해양부 울산행양항만청이 발주처이고 한라건설(회장 정몽원)이 주관시공사이다. 2011년 10월 한라건설은 건설업계의 예상을 깨고 3공구 축조공사를 수주했다. 울산신항 북방파제 3공구 총연장 1km의 방파제 축조공사 추정금액이 2390억인데 한라건설은 42%인 1000억 80만원에 공사를 수주해 덤핑수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적이 있었다. 더구나 3방파제 공사는 연약지반문제로 다른 구간보다 비용이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구간이었다.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덤핑수주를 만회하기 위해 어떤 방법들이 동원되었을까? 다단계 하도급, 무리한 작업강행, 열악한 작업조건, 안전조치 불이행, 해양오염 등 충분히 예상되는 문제들이 사고조사과정에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사고조사과정에서 사고업체인 석정건설의 책임으로만 몰아가는 우려스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사고의 핵심 책임자인 한라건설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석정건설의 안전불감증은 하늘을 찌른다.
12월 14일 울산항만청은 기상악화로 석정건설에 3차례 피항을 권유했는데도 “자정까지 버티면 된다” 며 안이하게 대응하고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하고 노동자를 대피시키지 않았다. 석정건설은 22일까지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울산항만청의 피항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기상악화에도 공사비 감축을 위해 무리한 작업강행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고 전 사고선박 2,600t작업선에 1,000t 장비를 추가 설치하였으나 안전규정을 지켰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도대체 위험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눈꼽만큼도 고려한 것이 없다. 오로지 석정건설에게 중요했던 것은 공사비 감축과 공기를 맞추는 것이었다.
석정건설은 고인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

이 번 공사의 발주처는 국토해양부 울산지방해양항만청이다.
국가기관의 공사를 수주받아 이뤄지는 현실이 이렇다면 다른 공사는 더 볼 것이 없다. 관급공사에 노동자의 안전이 아무런 고려가 되지 않는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이다. 올 해 발생했던 국립현대미술관화재사고(4명 사망), 장남교 신축현장 붕괴사고(2명 사명, 12명 부상), 울산신항 선박전복사고 모두 괘를 같이한다. 건설업체 살찌우기가 아닌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노동자들은 위험 상황에서도 아무런 선택권이 없다.
죽을 것 같아도 일하라고하면 일을 해야 한다. 대피하지 말라면 공포가 엄습해도 일해야 한다.
언제까지 노동자의 목숨을 담보로 한 이런 행위를 계속할 것인가?
아침에 출근하며 저녁에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 장담이 안 되는 이런 위험한 세상을 언제까지 용인할 것인가?
노동자가 위험을 느낀다면.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면 노동자 스스로 위험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리를 노동자의 기본 권리로 인정해야 한다. 적어도 이윤에 눈이 먼 자본의 행위 앞에 적어도 자신의 소중한 목숨을 지킬 수 있는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 작업중지권을 보장하라!

이번 중대재해 역시 석정건설의 현장책임자가 구속되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많은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과 처벌이 그러하기에 심히 우려된다. 중대재해 책임을 최소화하는 한 이런 억울한 죽음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원청 책임자를 구속하고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더 이상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을 용인하지 않는 단호한 사회적 의지를 보여야 한다. 더나가 사업주가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노동자가 사망한다면 사업주를 구속하고 처벌하고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부과하는 기업살인법을 우리사회가 도입해야 할 때이다. 더 이상 미루지 마라! 기업살인법을 제정하라!

최소한의 이런 조치들이 억울하게 가족을 보내고 지금도 실종된 가족을 그리워하며 피눈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을 위로하는 것이다.

자본의 탐욕과 노동자의 무권리 속에서 차가운 겨울바다에서 생을 마감하신 7명의 사망노동자의 명복을 빌며, 5명의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2년 12월 18일

건강한 세상을 열어가는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